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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썅 다반사

비정규직? 올해 들어 처음 해 본 일들.


 지난 3월까지 KT 4군 협력업체의 직원이었다. 사실상 KT와 내가 소속된 업체의 계약이 해지되면 나 역시도 오갈데 없는 하루살이 인생이었으니 말은 정규직(?)이었지만 말만 그럴듯 했을 뿐이다. 2003년 건당 - 한건에 얼마 - 으로 KT의 ADSL을 개통하는 업무를 시작하면서 발을 들여 놓았는데 그 동안 거친 업체만 여섯개 정도. 일이야 재미가 있는데 현실적으로 '야간근무', '상품판매', 등의 업무가 부가되면서 이젠 '일용 잡부'에 더해서 상품팔이 까지 하라는 추세니 이 바닥 다시 발 들여 놓기가 무섭다. 현재 7월, 2009년의 절반이 지나간 지금. 올해 서른 중반이 되기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해본 일들을 생겨서 한번 정리 해 본다.

- 퇴직금
 일이야 제법 오래 해왔지만 퇴직금이라고 급여 이외에 추가로 지불된 돈을 받아 본 것이 처음이다. 보통은 월급에 퇴직 정산금이라는 애매한 항목으로 추가되어 당연히 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고 직장 생활을 해 왔었다. 물론 이게 몇몇의 판례에서 지급 대상이라는 이야기를 듣긴 했었지만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헌데 퇴직금을 받았다. 물론 1년 이상을 일해왔고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돈임에도 불구하고 공돈 생겼다란 생각이 드는 건 내가 좀 잘못 된 것일까? 거기에 추가로 1년이 지나 발생한 년차비라는 것도 정산이 되어 나왔다. 그나마 전국구라 날품팔이 같은 허름한 KT 4군 협력업체와는 조금 다르긴 한 회사였나보다. 그래봐야 지금은 덩치 큰 KT 4군 협력사따위로 변해서 급여 삭갑이나 하고 있긴 하지만...

- 실업 급여
 역시나 고용 보험은 일하는 동안 계속 들어 갔었지만 실직하고 나서도 한번도 청구해 보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다행이 받을 수 있었다. 회사의 일방적인 급여 삭감으로 인해 사직한것이지만 회사 차원에서도 권고 사직 운운 했었기에 이번엔 받을 조건이 충족되었나보다 . 뭐 그 이전까지야 항상 내가 때려 치우고 나오긴 했었지만 - 이 역시도 불합리한 대우, 급여 인상 약속 미이행 등이 대다수였지만 - 이번에는 회사가 나를 내보내다 시피 한 것이니 당당히 고용보험 센터로 가서 실업 급여를 신청했고 현재 수급 중이다. 매달 방문해서 구직 활동를 보고해야 하긴 하지만 당연히 놀고 먹을 생각이 없는 관계로 꾸준히 이력서를 제출하고 있긴 하니 별로 어려울 건 없는 일이다. 고용 보험 센터에 가보면 진짜 사람 많다. 놀라울 지경, 뉴스에 보면 올 상반기 실업급여 수급자가 85만 5천명에 그 금액이 2조원이 넘는다는데... 나라 참 잘 돌아 간다. 그래놓고도 부자들 감세해주고 되도않는 부가세를 올리네 마네, 비정규직 유예 운운하는 잡것들은 대체 대가리 속에 뭐가 들었나 궁금하다. 하기사 그 썅놈의 법 입안 하는 것들은 지 새깨들 그런 걱정없이 사니까 상관 없으려나?
 
- 직업훈련원
 그러던 와중 친구도 일 관두고 직업 훈련 학교에 다닌다는 소리에 여기저기 검색을 하다가 직업 훈련 학교에 등록했다. 일단 전액 무료에 취업활동으로도 인정을 해주는 관계로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뭔가 배운다는 것이 더 마음에 들긴 한다. 현재 수업을 듣고 있긴 하지만 내 나이가 최고령(?) 인 수업이라 취업에 어떤 도움이 될런지 약간 의심스럽긴 하다. '네트워크 관리사'라는 수업인데 MS의 서버군과 리눅스 서버, 컴퓨터 활용, CND 관련 수업을 4개월 동안 들어야 한다. 모르는 부분이야 들어서 배우면 도움이 될테고 그럴테지만 이쪽 강사들의 바램은 대충 보아하니 자격증 취득인 모양이다. 여러 자격증을 소개하는데 사실, 소개하는 자격증 중에 과연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는가 생각해보면 또 그건 아닌거 같기도 하다. 컴퓨터 활용 자격증이나 컴퓨터 마스터? 따위의 자격증이 과연... 암튼 대학 졸업하고는 오랫만에 '수업'이라는 걸 받아 보는 것이니 일단 들어보긴 들어봐야겠다. 하루 여섯시간의 수업이며 80% 이상을 들어야 수료라는데 뭐, 별 문제야 없겠지...